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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기미 보인다 vs. 올해 안엔 어렵다”..엇갈리는 반도체 수급 전망

Kia
2022-04-29 18:34:17
스텔란티스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
스텔란티스,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

[데일리카 안효문 기자]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과 관련 자동차 업계에서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부족 문제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과 올해 안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는 것.

반도체 수급 문제 관련 가장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곳은 스텔란티스다. 이 회사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는 29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알파로메오 신차 발표회장에 참석해 “올해 반도체 부족 현상은 2021년과 매우 유사한 상황이며 큰 개선은 없을 것으로 본다”라며 “2023년에야 (반도체 공급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기아의 경우 올해 반도체 수급 문제가 어느 정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기아는 하반기부터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공장 가동률을 최대화해 대기수요를 빠르게 해소할 계획이다.

지난 25일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2022년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이후에도 반도체 이슈가 쉽게 꺼질 상황은 아니지만, 이달(4월) 초 전망했던 것보다 현재 생산 차질 부분을 상당 부분 만회하고 있다”라며 “자동차 제어기 분야는 5월, 파워트레인 부분은 3~4분기면 큰 고비는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기아 텔루라이드
기아, 텔루라이드

LG전자의 경우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하면서도 올 하반기 이후 반도체 공급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회사는 28일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이후 (반도체 부족 현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라며 “VS사업본부는 반도체 공급 이슈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완성차 업체·반도체 공급사·웨이퍼 공급사 등과 긴밀히 협업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본격화된 건 2020년 하반기부터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신차 판매가 급감했고, 자동차 회사들은 반도체 수주 물량을 줄였다. 소비자들의 실내 활동이 늘어나면서 반도체 회사들은 가전제품, PC, 게임기 등에 반도체 공급을 늘리며 자동차 부문의 줄어든 수요에 대응했다.

같은 해 하반기부터 신차 시장이 살아나면서 자동차 회사들은 반도체 주문을 늘리길 원했지만, 이미 공장 가동률 100%를 넘긴 반도체 제조사들은 자동차 업계의 요청에 대응할 여력이 없었다.

2년째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에도 업체들은 쉽게 증산을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평균 단가가 개당 2달러 선으로 수익률이 낮아서다. NXP, 인피니온, 르네사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차량용 반도체 분야 선도업체들과 규모의 경쟁을 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신규 업체 입장에선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르네사스 차량용 반도체
르네사스 차량용 반도체

기존 업체에게도 극적인 증산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자동차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시장 점유율 1위인 대만 TSMC조차도 이 분야에서 거두는 매출 비중이 3% 내외일 정도로 수익성이 떨어져서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차의 경우 200개 이상, 자율주행차는 1000개 이상 차량용 반도체가 필요하지만, 반도체 업계 입장에서 여전히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간주된다”라며 “국내외 유수의 자동차 그룹들이 자체적으로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생산하길 원하지만 본격적인 결과가 나오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반도체 부족 현상이 고착화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