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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차가 알아서 스스로 달리는 GM ‘슈퍼크루즈’..직접 체험해보니...

2% 부족하지만...내년부터 사실상 자율주행차 시대!

GM
2022-08-02 11:40:00
에스컬레이드 스포츠 플래티넘
에스컬레이드 스포츠 플래티넘

[디트로이트(미국)=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이제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됐다. 탑승자가 운전하지 않아도 차가 목적지까지 스스로 알아서 달리는 시스템을 말한다. 자율주행은 ‘레벨0’~‘레벨5’까지 총 6단계로 구분하고 있는데, 현재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 등 완성차 업체에서 보여주는 수준은 ‘레벨3’ 전후로 보면 타당하다.

이런 가운데, 세계 제 1위 자동차 브랜드로 꼽히는 제너럴모터스(GM)는 산하 캐딜락과 쉐보레, GMC 등의 차량에 반자율주행 ‘슈퍼크루즈(Super Cruise)’ 시스템을 미국시장 등에서 실제로 적용하고 있어 운전자들의 편의성을 크게 높인다.

기자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약 1시간 거리인 밀포드에 위치한 GM 프로빙 그라운드(Proving Ground. 차량 성능시험장)을 오가며, 고속도로 구간에서 캐딜락 XT6와 에스컬레이드(Escalade)에 탑재된 슈퍼크루즈를 번갈아 체험해봤다.

먼저 캐딜락 XT6. 한국시장에도 소개되고 있는 XT6는 3열 대형 SUV로 불리지만, 미국시장에서는 중형 사이즈로 본다.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감각을 지닌데다, 공간활용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3.6리터 V6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314마력의 엔진 파워를 발휘한다. 주행 감각은 한없이 부드럽고 정숙한 승차감을 보이는 것도 포인트. 대형 사이즈의 큰 차체를 지녔지만, 고급세단 못잖은 안락한 주행감은 매력을 더한다.

캐딜락 XT6
캐딜락 XT6

XT6에 적용된 슈퍼크루즈는 제네시스 G90이나 기아 K9에 적용되고 있는 반자율주행시스템과 유사하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한 단계 진보된 수준으로 파악하면 무리가 없는 정도다.

스티어링 휠(운전대)에 적용된 크루즈 버튼을 눌러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디트로이트에서 밀포드 방향 고속도로에서의 자율주행에서는 뛰어난 품질력을 보였다.

슈퍼크루즈는 운전대에서 양손을 떼어놓고 달릴 수 있는데, 주행 중 운전자의 눈동자가 전방을 주시해야만 한다. 눈동자의 시야가 분산되는 경우 슈퍼크루즈는 해제된다. 휠에 탑재된 센서가 운전자의 눈동자를 보고, 실시간으로 파악해 길을 안내하기 때문이다.

슈퍼크루즈는 운전대에서 핸즈프리, 양손을 놓고 달릴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매력적이지만, 그렇다고 주행 중 핸드폰이나 책을 맘껏 볼 수는 없다. 눈동자의 시선이 전방을 주시해야만 하는 게 전제 조건이다.

XT6에 적용된 슈퍼크루즈는 앞차와의 거리를 지속적으로 유지시켜 주면서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정체 구간에서도 앞 차와의 거리를 유기적으로 지켜주는데다, 합류 구간에서도 충돌 위험을 감안해 속도를 알아서 조율한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V Escalade V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V (Escalade V)

밀워크에서 다시 디트로이트로 향하는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에 적용된 슈퍼크루즈를 체험했다. 초대형 SUV에 속하는 에스컬레이드는 배기량 6.2리터 고성능 모델로 최고출력은 무려 682마력을 발휘한다.

덩치가 어마어마한 거구이면서도 달리기 성능은 스포츠카 뺨친다. 최대토크는 90.2kg.m여서 순간적으로 치고 달리는 가속력은 그야말로 비행기가 이륙하는 느낌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정지상태에서 풀스로틀, 풀액셀로 달리면 운전자의 몸은 시트에 순간적으로 파묻히는 느낌이다.

에스컬레이드에 적용된 슈퍼크루즈는 XT6의 그것보다는 한단계 더 진보된, 업그레이드된 수준이다. 기본적으로는 XT6와 같은 기능이지만, 고속도로에서 좌우 차로 변경에서는 차별적이다.

에스컬레이드는 슈퍼크루즈를 활성화 시켜 주행하다가, 차선을 변경하는 경우 차가 스스로 급가속과 급감속 등 속도를 조절하면서 틈새를 파고드는 거침없는 모습을 보였다. 초보 운전자라면 살짝 당황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고도의 수학적 판단과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반자율주행 시스템이라는 점에서는 신뢰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GM은 이 같은 슈퍼크루즈 시스템을 쉐보레 뿐 아니라 캐딜락, GMC, 뷰익 등의 브랜드에 광범위하게 적용해 실제 생활에서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GM은 특히 내년부터는 연간 400여대씩 양산할 계획인 캐딜락의 플래그십 전기 모델 셀레스틱(Celestiq)에 울트라크루즈(Ultra Cruise) 시스템을 탑재한다는 방침이다. 참고로, 셀레스틱은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맞춤형 소량생산 방식이 채택되는데, 판매 가격은 롤스로이스와 엇비슷한 수준인 30만 달러(한화 약 3억9000만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GM 관계자의 전언이다.

캐딜락 셀레스틱 Celestiq 쇼카
캐딜락 셀레스틱 (Celestiq) 쇼카

슈퍼크루즈 보다 훨씬 더 진보된 울트라크루즈는 퀼컴의 스냅드래곤 시스템 온 칩으로 구동되는데, 모든 주행 상황의 98%를 차가 스스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GM이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와 퀼컴 프로세서를 결합하고, 여기에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등 다양한 센서를 통해 차 주변 360도의 3차원 공간과 정보 등 외부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한다.

GM 측은 울트라크루즈가 완전한 자율주행차(레벨5)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GM은 ‘95%’라는 숫자를 제시하면서 운전자는 울트라크루즈를 이용하면서도 여전히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내년이면 ‘2%’ 정도는 부족하지만, 사실상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