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확 달라진 주행안정성..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

[데일리카 신종윤 기자] 현대차 싼타페는 현대자동차를 대표하는 중형 SUV로 현행 5세대 모델에 이르기까지 국내 도심형 SUV 시장을 이끌어온 역사적인 모델이다.

5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거듭난 신형 싼타페는 도심과 아웃도어 라이프를 모두 아우른다는 목표 아래 개발됐다. 개발 컨셉트와 실제 차량과의 간극이 적을수록 상품성을 높게 평가할 수 있는데 신형 싼타페가 바로 그렇다. 레저 또는 아웃도어 활동에 최적화된 공간 구성과 그에따른 외관 디자인, 합리적인 파워트레인 구성과 수준급 하체 감각이 인상적이다.

이전 세대와 달리 각진 형태로 변한 신형 싼타페는 완전히 새로워진 분위기를 바탕으로 출시전부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전폭을 제외한 모든 수치가 커졌으며, 공간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구성으로 네모반듯한 박스형 차체를 지니게 됐다.

차량 전면을 보면 현대차의 엠블럼을 재해석한 H 라이트와 하단 범퍼가 인상적이다. 다양한 형태의 사각 디자인이 정갈하게 배치 됐으며 말끔한 인상을 전한다.

측면은 시원하게 쭉 뻗은 윈도우 라인이 특징이다. 벨트 라인을 낮춰 실내 개방감을 높였으며 플로팅 루프 디자인을 적용해 한결 고급스러운 분위기도 연출했다. 또한 전륜구동 기반 플랫폼임에도 후륜 차체와 같은 우아한 실루엣이 돋보이는데 이는 뒤 오버행이 길게 빠진 덕분이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검게 칠한 펜더 부분도 약간의 눈속임 효과를 발휘하며 영리하게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반면, 후면 디자인의 경우 다소 어색한 비율이 느껴진다. 이는 이전 공개행사에서 봤던 것과 달리 일반 도로에서 다른 차종들과 비교했을 때 그 인상이 더욱 도드라졌다.

수직적인 요소가 가미된 전면 디자인과 달리 후면은 수평적인 디테일로 가득차 있는데, 이 디테일들이 모두 차량 하단에 집중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육각형 디자인의 트렁크 패널은 현대차 엠블럼과 싼타페 레터링 사이의 선을 기점으로 폭이 좁아지는 형태를 띄는데 이 부분과 앞서 언급한 디테일들이 모여 후면부 디자인의 어색함을 배가 시킨다. 펜더의 존재감이 더 강조 됐다면 덜 어색할 수 있었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단, 신형 싼타페의 약점은 이 점 하나로 정리된다.

실내는 외관의 아웃도어 감성과 달리 하이테크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12.3인치 화면 두 개를 이어붙인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전자식 변속 칼럼, 6.6인치 터치식 공조 디스플레이가 마련됐다. 수평적인 레이아웃이 시각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송풍구 디자인에도 H 형상 디자인이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낮게 깔린 대시보드와 높다란 윈드 실드를 통해 탁 트인 전방 시야를 확인할 수 있다. 또 A필러 아래에 위치한 작은 창과 플래그 타입 사이드 미러를 통해서도 사각지대 일정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

시승차는 6인승 사양으로 기착지에서 잠시 앉아본 결과 2열과 3열 모두 만족스러운 공간감을 제공했다. 특히 3열의 경우 구색 맞추기 용이 아니라 성인이 앉아 이동하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머리 공간 확보를 위해 천장 라이너에 홈을 파 놓는가 하면 뒷 공간을 위한 듀얼 와이드 선루프로 개방감까지 챙길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신형 싼타페에 처음으로 도입된 1・2열 양방향 멀티 콘솔을 비롯해 조수석 UV-C 살균 멀티 트레이, 듀얼 무선 충전 시스템 등은 이 차량이 운전자 뿐 아니라 탑승객의 편의까지 세심하게 챙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파워트레인은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DCT 조합이며, 앞바퀴를 굴린다. 엔진 최고출력은 281마력, 최대토크는 43.0kg・m를 발휘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전 세대와 동일한 하드웨어지만 커진 덩치와 늘어난 무게 모두 커버 가능한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과연 그럴까. 확인을 위해 차량에 올랐다. 지하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가파른 경사에서 가솔린 엔진 특유의 낮은 토크와 DCT 조합 특성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일견 아쉬워 보일 수 있는 요소였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도로에 나서니 앞서 경험한 느낌과 다르게 필요 충분한 힘이라고 생각됐다.

엔진 회전수를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자 DCT와 합을 맞춰 경쾌한 풋워크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주행모드를 스포츠모드로 변경하면 운전석 시트의 사이드 볼스터가 자동으로 조여들어오며 긴장감을 높였다. 킥다운 시 커다란 덩치로 인해 즉각적인 추월가속을 선보이진 않지만 한 번 탄력을 받기 시작한 뒤에는 막힘없이 초고속 영역으로 치고 나갈 수 있었다.

이때의 주행안정성과 브레이크 성능도 인상적이었다. 완성도 높은 서스펜션은 노면에서 올라오는 자잘한 진동들을 가볍게 눌러주는 한편 브레이크는 갑작스러운 제동 상황에서도 차체를 바닥으로 가라앉히며 불안한 기색없이 제 임무를 완수했다. 특히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의 답력이 운전자의 발끝에 신뢰할만한 반응성을 보였으며, 롤과 피칭 현상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등 전반적인 차체자세제어 능력이 돋보였다.

현대차가 지닌 대중 브랜드의 한계로 인해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계를 나누고 있지만 신형 싼타페의 주행감각은 그룹 내 고급차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노면과 윈드실드에서 발생되는 소음대책까지 수준급으로 마련해 인상적인 완성도를 보여줬다.

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는 눈에띄게 변한 외관 디자인만큼이나 승차감 및 주행안전성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웰메이드 패밀리 SUV다. 이와 더불어 세심하게 활용성을 높인 각종 편의장비들까지 가히 역대급 상품성이라고 불러도 좋을 완전 변경이다.

4000만원을 훌쩍 넘기는 시승차의 가격이 결코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 이정도 수준의 완성도와 상품성, 패키징을 결합하고 지금과 같은 가격대를 형성한 차량은 국내에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디 올 뉴 싼타페의 판매가격은 모델별 트림에 따라 3546만~4764만 원이며, 시승차의 가격은 4833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