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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가 공개한 ‘모노즈쿠리’ 역량..과연 자동차의 미래 바꿀까(?)

Toyota
2023-09-24 15:40:30
토요타 16세대 크라운
토요타, 16세대 크라운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모노즈쿠리(ものづくり)’는 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의미로, 일본의 장인정신을 표현하는 단어다. 토요타가 최근 ‘자동차의 미래를 바꿔 나가자(Let’s change the future of cars)’라는 주제로 토요타 모노즈쿠리(제조 방식) 워크숍을 개최해 주목을 받는다.

토요타의 싱고 카즈아키 경영자 겸 최고생산책임자(CPO, Chief Production Officer)는 이번 워크숍에서 “인간 중심의 제조로 자동차의 미래와 공장의 현 상황을 바꾸는 것이 토요타의 목표”라며 테이호 공장과 미요시 공장, 모토마치 공장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모노즈쿠리 역량과 기술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토요타 모노즈쿠리와 TPS(TOYOTA Production System)의 역사는 토요타자동차주식회사의 창립자인 토요다 키이치로와 토요타 그룹의 창립자인 토요다 사키치에서 시작된다. 사키치는 매일 밤 열심히 옷감을 짜던 어머니를 보면서 일을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다 직기를 개발한다. 이후에 토요타 그룹의 토대인 ‘G형 자동직기’가 개발된다.

사키치의 아들인 키이치로가 설립한 토요타 방직의 자동차 부서(현재, 토요타자동차주식회사)는 창립 당시 작은 회사에 불과했다. 자재와 자금이 부족했던 이 회사는 제조, 자동화, 적시생산(JIT, Just In Time)에서 두가지 접근방식을 채택했는데, 나중에 이 방식은 작업을 효율화하고 인적자원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인간중심의 제조 접근방식인 토요타 생산 시스템(TPS, TOYOTA Production System)의 토대가 된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기꺼이 일하겠다는 마음과 TPS 기반의 ‘인간 중심적인’ 제조방식이 현재 토요타의 임직원에게 이어졌다는 게 토요타 관계자의 설명이다.

토요타 싱고 카즈아키 최고생산책임자CPO Chief Production Officer
토요타, 싱고 카즈아키 최고생산책임자(CPO, Chief Production Officer)

싱고 카즈아키 책임자는 이번 워크숍에서 주제는 '사람을 중심으로 한 모노즈쿠리로 공장의 환경을 바꾸고 자동차의 미래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만큼 모모노즈쿠리라는 제조 방식은 '누군가의 일을 편하게 만들어주고 싶다', '많은 사람들을 웃음짓게 하고싶다'라는 메세지와 일맥 상통한다는 것.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내고, 개선을 거듭해 매력있는 제품을 세상에 내놓는 스타트업의 힘을 유지해야만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여기에 고도화된 기능과 기술로 모노즈쿠리가 계승되고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자동화 기술분야에서는 사람이 높은 품질과 생산성을 양립시킬 수 있도록 로봇을 길들이면서 동시에 사람의 역량도 향상된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은 향상된 역량을 다시 로봇에게 학습시키면서, 이 같은 사이클을 통해 기능과 기술은 더욱 정교해지게 된다는 시각이다.

또 인재를 단련시키는 현장의 힘은 TPS의 근원이다. 모든 직원들이 모노즈쿠리에 열정을 갖고 스스로 카이젠(개선)을 추구할 수 있는 곳이 현장이며, 사람을 키우는 것이 바로 현장의 힘이라는 것. 현장의 힘으로 토요타는 1000만대의 풀 라인업을 실현하고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부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스타트업 스튜디오 (일본 아이치현 테이호 공장)

토요타 테이호 공장 스타트업 스튜디오
토요타 테이호 공장 (스타트업 스튜디오)

토요타는 창립때부터 같은 열정을 지닌 사람들이 생산현장에 함께 모여 지혜와 창의성을 공유하고, 고급 역량을 통해 신제품을 만들어 대량으로 생산해왔다.

2021년 일본 아이치현 테이호 공장에 새로운 ‘스타트업 스튜디오’가 만들어졌는데, 모빌리티 회사에 맞춰 전체 모델 변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제조공정 요구가 증가했기에 신속히 대응하고자 토요타는 공장의 직원들을 모아 아이디어와 의견을 솔직하게 교환할 수 있는 라운지를 마련했다.

이 라운지 바로 옆에는 ‘모노즈쿠리 스튜디오’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프로토타입 개발을 포함해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구체화할 수 있고 대량생산 기술 개발도 진행할 수도 있다. 이곳에 도입된 작업 유형의 예시 중 하나가 하이브리드 모터의 핸드메이드 프로토타입이다.

장인들의 판금기술을 발전시켜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장인공방(타쿠미 코보)라 불리는 활동도 눈에 띈다. 장인과 후배들은 설계도 없이 재료의 한계에 도전하며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기술은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이 방법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인재를 육성하는데 활용된다.

■ 모노즈쿠리의 기본이 되는 타쿠미, 장인의 기술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 공장)

토요타 아이치현 미요시 공장 생산성을 개선하고 공정 리드타임 단축을 실현한 차세대 BEV 데모 생산라인
토요타 아이치현 미요시 공장 (생산성을 개선하고 공정 리드타임 단축을 실현한 차세대 BEV 데모 생산라인)

토요타에는 ‘타쿠미’라고 하는 고도로 숙련된 제조 전문가가 있다. 전문 타쿠미는 아직 로봇으로는 실현할 수 없는 수준의 섬세한 작업 및 고급 제품을 마감하는데서 역량을 발휘한다.

토요타는 레이스 우승을 위한 엄격한 성능요건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장인의 솜씨를 하나의 예시로 삼는다. 모터스포츠에서 사용되는 초고성능 엔진 구성품의 경우 코어 케이지(core cages)를 사용해 매우 복잡한 구조로 만들며 장인의 주형 기법을 통해 1그램 단위로 세밀하게 조정한다.

토요타의 알루미늄 주조기술로 구현되는 초고성능 엔진은 레이스 현장에서 만들어지며 이 과정에서 터득한 지식은 향후 대량생산되는 자동차에 반영된다. 모터스포츠를 통해 더 나은 자동차를 만든다는 토요타의 철학은 장인의 역량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아이치현 테이호 공장에서는 또 토요타의 차세대 배터리의 대중화 버전인 ‘바이폴라 리튬이온 배터리’의 제품 개발이 진행 중이다. 오는 2026년부터 2027년 사이에 상용화를 목표로 대량생산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대량생산을 위한 공법 중 코팅공정에서는 고가의 리튬 철 인산염(LFP)의 성능을 최대화하기 위해 금속 호일에 페이스트를 고르게, 다량으로, 그리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빠른 속도로 도포해야 한다.

토요타는 지난 26년 동안 HEV에서 얻은 배터리 생산지식과 FC(연료전지)용으로 개발한 고속 코팅기술이 적용된 장비를 사용해 이를 실현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 타쿠미 장식기술을 통해 각 모델의 개성을 강화 (일본 아이치현 모토마치 공장)

토요타 아이치현 모토마치 공장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에어리스 도장기술
토요타 아이치현 모토마치 공장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에어리스 도장기술)

토요타 타쿠미 엔지니어들의 역량과 가공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에는 어렵다고 여겨졌던 독특한 디자인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높은 품질의 양산 자동차를 시장에 제공하는 것이 목표지만 고객의 개별적인 취향에 맞춘 자동차를 제공하고 싶은 것도 타쿠미의 마음이다.

무도장 기술(paintless technology)을 사용한 고광택 ‘피아노 블랙 스타일’ 범퍼 고광택 연마 기법에는 타쿠미 역량이 사용된다. 금형을 균일하게 연마하여 거울처럼 흠 없는 표면으로 차량을 마감한다. 이 덕분에 고광택 ‘피아노 블랙 스타일’ 범퍼를 원자재의 색상을 살리면서 대량생산할 수 있어 도장작업이 별도로 필요없다.

무도장 기술로 만드는 범퍼는 크라운 스포츠 모델의 출시부터 실제 도입된다. 도장할 필요가 없기에 도장작업에서 발생하는 CO2 배출량도 줄어 탄소중립 공장에 기여하게 되며, 일부 스크래치는 문질러 없앨 수 있어 스크래치를 보수하기도 더 쉽다.

토요타는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 수지 재료에 수작업으로 장인의 기술을 적용하는 증형 몰딩기술 개발에 성공한다. 증형 몰딩기술은 막대 모양의 도구를 재료에 대고 연속으로 압착시키는 금형 방법이다.

금속 외에 플라스틱 수지에도 적용할 수 있다. 토요타는 범퍼를 추가로 가공해 공기역학 성능을 향상시킨 디자인과 카나드 통합 범퍼를 구현한다. 토요타는 이 기술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더 많은 디자인과 기능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토요타 아이치현 모토마치 공장 수천번의 망치질로 금속에 나무의 무늬를 표현하는 토요타 판금장인
토요타 아이치현 모토마치 공장 (수천번의 망치질로 금속에 나무의 무늬를 표현하는 토요타 판금장인)

자동차에는 ‘캐릭터 라인’이 있는데 이 라인은 주로 가압성형으로 이루어지며 디자인의 외관을 더 아름답게 보이게 해준다. 그러나 가압 성형 방식으로는 형태나 부위에 따라 라인을 또렷하게 만들기가 어려울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성형기술 후 추가적인 레이저 용접기술을 적용하는 기술이 사용된다.

레이저 출력을 세밀하게 조정하며 라인을 지나면 사라지는 방식으로, 섬세하게 구현하는 캐릭터 라인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더 높은 디자인 품질 수준을 갖춘 자동차가 만들어진다.

뉴 센추리(Century)의 경우 액세서리 중 독보적인 수제 스커프 플레이트는 시제품 제작에서 망치와 판금기술이 활용된다. 재료의 특성을 고려해 수천번의 망치질을 한 결과, 얇은 스테인리스 강판을 왜곡시키지 않고 나무의 무늬를 표현하는 게 가능했다.

아이치현 모토마치 공장에서는 로봇을 통해 물류문제를 해결한다. 완성차 물류를 포함한 물류 산업은 운전자 작업 시간에 관해 더욱 엄격해진 규정, 운전자 및 운송 근로자의 고령화, 높은 이직률로 인한 운송 용량 감소로 만성적인 인력 부족문제를 겪고 있다.

이는 토요타 뿐 아니라 일본 산업 전체적인 문제로, 운전자와 운송 근로자의 작업량을 줄이고 이들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시급히 조성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토요타 아이치현 모토마치 공장 물류문제 해결을 위한 모토마치 공장의 차량 물류 로봇
토요타 아이치현 모토마치 공장 (물류문제 해결을 위한 모토마치 공장의 차량 물류 로봇)

토요타는 악천후에서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운전자들의 작업 환경개선을 위해 일본 전역의 공장과 항만에 있는 적재/하역 공간에 지붕을 설치했다. 또 완성차 야적장에서 운전자와 운송 근로자들의 차량 픽업 절차를 개선해왔다.

현재, 완성차 야적장의 차량운송은 수동으로 진행되고 있어 만성적인 직원 부족문제가 따른다. 작업 특성상 옥외에서 긴 거리를 걸어야 하는 물리적 부담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모토마치 공장은 인력과 작업량을 줄이기 위해 차량 물류 로봇(VLR)을 전격 도입한다. 이 로봇은 차량의 전고/축거에 따라 화물 적재실을 올리거나 내리고 공간을 확장 및 수축할 수 있어 다양한 크기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다.

고정밀 자율 동작 외에도 제어 시스템이 중앙에서 여러 로봇의 동작을 관리하며 안전을 모니터링하고 최적의 경로를 따라 운송하도록 지원한다. 사람이 직접 진행하는 운송과는 달리 문을 열고 닫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차량을 효율적으로 배열할 수 있다. 야적장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게 가능해졌다는 게 토요타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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