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클래스를 ‘선도’하는 상품성과 가격...‘벤츠 E 300 4MATIC’

[데일리카 신종윤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 300은 벤츠의 허리를 담당하는 럭셔리 준대형 세단으로 11세대 풀체인지 모델을 맞아 ‘가장 지능적인 비즈니스 세단’을 표방한다.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14.4인치 사양의 슈퍼스크린이 적용 됐으며, 한층 화려해진 내외관 디자인이 특징적이다.

신형 E-클래스는 총 7개 라인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현재 ‘E 300 4매틱 익스클루시브’와 ‘E 300 4매틱 AMG 라인’이 출시 됐으며, 이후 디젤 사양인 E 220 d와 엔트리 모델인 E 200, 가솔린 6기통 모델인 E 450과, 하이브리드 모델 E 350 e, 고성능 모델인 AMG E 53 등이 출시될 예정이다.

시승행사에 마련된 차량은 E 300 4 매틱 AMG 라인으로 그중에서도 에어매틱 서스펜션과 후륜조향 기능이 탑재된 모델이다.

차량 전면을 보면 라디에이터 그릴에 자리 잡은 벤츠의 삼각별 로고가 커다란 크기로 눈길을 사로 잡으며, 주변의 세부 디자인 역시 삼각별 로고를 형상화해 삼각별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다. 헤드램프는 어댑티브 하이빔 어시스트를 포함한 LED 헤드램프가 적용되며, E 300 4매틱 이상 차량부터는 디지털 라이트가 기본 제공된다.

측면은 전통적인 3박스 형태의 세단 디자인으로 클래식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가 강조됐다. 후륜구동 기반 차체의 특징인 롱노즈 숏데크 비율을 비롯해 짧은 프론트 오버행과 기다란 보닛의 조화로 속도감이 느껴지면서도 유려한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풀체인지 모델이지만 기존 E-클래스의 분위기를 계승해 헤리티지를 이어나가는 모습이다. 시승차의 경우 에어 매틱 서스펜션이 탑재돼 승・하차시를 비롯한 주행 환경에서 차고가 조절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후면 역시 벤츠의 디자인 철학 ‘감각적 순수미’가 적용된 모습으로 전작에서 이어진 부드러운 라인을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차량의 실루엣에서부터 벤츠 소속임을 드러내며, 신규 적용된 스타 패턴 리어램프를 통해 신선한 감각을 전달한다. 마치 명품 브랜드의 로고 플레이를 보는 듯한 모습으로 자동차에 적용된 모습이 이색적이다.

차량의 머플러는 페이크 타입으로 실제 배기구는 지면을 향해 배치돼 있다. 가짜 머플러 사이에는 디퓨저 디자인을 형상화한 디자인 마감이 마련 됐지만 실제 공력 성능 향상과는 무관해 보인다.

실내로 들어가면 S-클래스로부터 이어진 벤츠의 새로운 인테리어 기조를 확인할 수 있다.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 영역을 나누어 배치 했으며, 이를 통해 센터페시아 영역을 디스플레이 위주로 구성했다. 또 센터 디스플레이와 조수석 화면이 이어진 MBUX 슈퍼스크린을 통해 동승자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이 확대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화려한 구성의 앰비언트 라이트를 통해 한층 팬시한 감각의 인테리어를 만끽할 수 있다.

시트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바탕으로 다양한 편의장치가 마련됐다. 국내 소비자 선호사양인 열선 및 통풍 시트가 기본 장착 됐으며, 부메스터 4D 서라운드 시스템의 익사이터 기술을 통해 음악의 공명을 직접 몸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2열의 경우 후륜구동 기반 세단인 만큼 외관에 비해 넓지 않은 공간감이 특징이다. 다만 이전 세대 대비 20mm 길어진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실내공간을 넓혔으며, 레그룸은 최대 17mm, 너비는 25mm 증가한 수치를 보여준다. 실제 착석을 해보면 시트에 앉기 전 느꼈던 공간감 대비 부족함 없는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신형 E-클래스의 트렁크 용량은 540L가 마련됐다. 또 한결 부드러워진 작동감의 전동 트렁크를 비롯해 원터치로 조작 가능한 2열 폴딩 버튼이 마련돼 수납 편의성을 높였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됐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최대 17kW의 힘이 더해지며, 빠르고 부드러운 엔진 시동과 글라이딩 및 부스트, 회생제동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며, 9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네바퀴를 굴린다.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에 6.1초가 소요되며, 최고속도는 250km/h를 달릴 수 있다. 복합연비는 11.6km/L를 인증받았다.

실제 주행에 나서보면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반박자 빠른 오토 스타트 앤 스톱 기능과 가속 시 더해지는 약간의 토크감, 에코 모드에서 확인할 수 있는 활강 모드 등이 그것이다. 모든 동작은 빠르고 매끄럽게 작동되며, 차량의 시스템 전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감각이다.

다만 이처럼 발빠르고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여줌에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아무래도 4기통 가솔린 엔진의 회전 질감 및 사운드 영역 때문일 것이다.

에어 매틱 서스펜션과 후륜 조향 시스템을 더해 1억원이 넘는 몸값을 자랑함에도 플러스 알파, 즉 럭셔리와 감성의 영역이 충족되지 않는다. 모든 구성이 기준을 충족하며 세그먼트 리더로서의 자질이 충분하지만 엔진에서 만큼은 럭셔리보다는 효율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 이상을 원한다면 다음 선택지를 택하라며 가솔린 6기통 사양의 E 450을 라인업에 마련해 두었다.

참고로 에어매틱 서스펜션과 4.5˚로 조향 가능한 리어 액슬 스티어링은 벤츠에 기대하는 뛰어난 승차감을 제공하며, 후륜 조향 시스템을 통해 민첩한 거동을 가능하게 한다. E 450 모델의 경우 해당 시스템이 기본 탑재되며, E 300에서 옵션 선택 시 가격은 570만원이다.

개인화와 디지털 경험에 초점을 맞춘 신형 E-클래스는 루틴 기능을 통해 자동화된 개인 설정 영역을 즐길 수 있다. 가령 100km/h 이상의 속도로 달릴 때 블라인드를 개방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으며, 외부 온도에 따라 시트의 열선 기능이나 스티어링 열선 등을 활성화 시킬 수도 있다. 실제 자유로를 타고 주행 중 파주 지역에 들어서며 외부 기온이 낮아지자 자동으로 열선 시트가 작동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이번 E-클래스의 특징 중 하나인 조수석 디스플레이의 경우 동승자는 정면 대시 보드에 마련된 화면을 통해 유튜브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데, 이때 운전자가 해당 화면을 바라볼 경우 운전자의 시선을 추적중인 카메라가 이를 인식해 화면을 어둡게 조절한다. 물론 조수석 방향에서는 정상적으로 영상이 보여진다. 또 음향을 시각과 촉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부메스터 4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앰비언트 라이트를 통해 음향을 시각화하며, 시트에 내장된 음향 공명 변환기로 저음 영역을 진동으로 전환해 승객에게 전달한다. 해당 기술은 음악의 종류에 따라 감흥의 정도가 달라지지만 베이스가 강조된 음악이라면 새로운 오디오 경험이 가능하다.

10세대 E-클래스를 통해 국내 최초 수입차 단일 모델 20만대 판매를 기록한 벤츠는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한 11세대 E-클래스로 기존의 인기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높아진 가격만큼이나 화려해진 내외장 디자인 및 디지털 경험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신형 E 300 4매틱의 판매가격은 ‘익스클루시브’가 8990만원, ‘AMG 라인’이 9390만원, 에어매틱 및 후륜 조향 옵션이 포함된 ‘프리미어 스페셜’이 1억552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