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따지는 소비자 중 20%가 선택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왜?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주목을 받는다. 북미 시장에서 안전을 생각하는 소비자 중 20%가 트레일블레이저를 선택한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의 브랜드 정책으로 미국에서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뷰익 앙코르GX로 판매되는 트레일블레이저는 J.D.파워 기준으로 작년 미국에서 각각 점유율 12.9%와 7.7%로, 도합 20.6%라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차량 안전성에 민감한 미국시장에서 소형 SUV 소비자 5명 중 1명은 트레일블레이저를 구매했다는 의미다.

트레일블레이저의 미국 시장 선전 비결 중 하나는 뛰어난 안전성이 꼽힌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차량 구입 시 안전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소비자층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차량 충돌테스트를 진행하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이하 IIHS)의 결과에 판매량이 영향을 받기도 한다. 10여년 전 IIHS가 차량의 25%만 충돌시키는 스몰오버랩 테스트를 시행했을 때,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에 대응하느라 진땀을 뺀 이유도 바로 이런 배경 때문이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IIHS의 가혹한 충돌테스트에서 모두 최상 등급인 Good 등급을 받으며 최고의 안전성을 의미하는 2022 IIHS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 +) 모델에 선정됐다.

많은 제조사들이 Good 등급을 받는데 실패한 조수석 스몰 오버랩 테스트에서도 최고의 평가를 받아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그 비결은 고강성 경량 차체를 구성하는 ‘기가스틸(GIGA Steel)’ 때문이라는 게 쉐보레 브랜드 측의 설명이다. 차세대 강판인 기가스틸은 포스코(posco)의 기술력이 집중된 최고 품질의 강판으로 불린다.

철강업계에서는 1㎟ 당 60kg의 하중을 견디는 강판을 고장력 강판으로, 100kg의 하중을 견디는 강판을 초고장력 강판으로 분류한다. 포스코의 기가스틸은 100kg 이상의 하중을 견디는 강판으로, 일반 자동차 강판보다 무게는 10%이상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글로벌 최고 품질의 초고장력 강판이다.

경량 소재인 알루미늄과 비교해도 기가스틸은 같은 면적에 3배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기 때문에, 강도를 증가시키면서도 차량의 무게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포스코의 기가스틸 22%를 포함해, 트레일블레이저 차체의 78%에 이르는 광범위한 부위에 고장력(HSS: High Strength Steel), 초고장력(AHSS: Advanced High Strength Steel) 강판이 적용됐다.

여기에 설계 단계부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적용한 GM의 첨단 설계 프로세스를 거치며 고강성 경량차체를 완성했다. ‘스마트 엔지니어링’으로 불리는 이 과정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분석 후, 차체에 하중이 실리는 부분은 보강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무게를 덜어내는 방법으로 뛰어난 강성을 지닌 경량 차체를 실현케 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준중형 SUV급 차체를 지녔음에도 경쟁 소형 SUV 중 가장 가벼운 공차중량을 확보해 차별적이다. 전륜구동 기본 트림 모델을 기준으로 트레일블레이저의 공차중량은 1,345kg으로, 경쟁 모델 대비 무게가 최대 65kg이나 가벼울 정도다.

기가스틸과 스마트엔지니어링 기술로 구현한 고강성 경량 차체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기존보다 훨씬 안전한 차체를 만들 수 있다. 승객을 둘러싼 튼튼한 구조물인 ‘세이프티 케이지’의 단단한 기초를 만들어, 사고 시 충격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주행 퍼포먼스에서도 이점이 많다. 가벼운 차체로 인해 엔진 출력과 브레이크가 담당하는 하중이 줄어들기 때문에, 가속 및 제동 성능을 포함한 전반적인 주행 퍼포먼스가 향상된다. 또한 뛰어난 강성 덕분에 서스펜션 세팅에도 유리하며 핸들링 역시 정확하게 조율할 수 있다.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에도 영향을 준다. 견고한 차체 구조와 소재 덕에 소음 및 진동이 전달되는 경로가 차단되기 때문에, 기존대비 방음제 사용을 줄일 수 있고 이는 전반적인 차체 경량화에도 기여하게 된다.

효율도 더 좋아진다. 전문가에 따르면 10% 차체 경량화가 이뤄질 때마다 5%의 연비 향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차체의 불필요한 부분을 줄인 설계 덕에 실내공간도 여유롭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