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중국)=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세계 최대의 순수 전기차 제조사로 꼽히는 중국 BYD(비야디)의 뿌리는 ‘배터리’다. 지난 1994년 현지 국영배터리연구소 연구원이었던 왕촨푸는 미래는 배터리산업 주도권을 쥐는 자가 시장을 선도한다는 믿음으로 사직서를 내고 이듬해 배터리 제조사 BYD를 설립한다. 당시 직원은 20명이 안되는 규모였다. 지금의 BYD 임직원은 총 90만명이 넘는다.
1996년 리튬이온 배터리 연구에 돌입한 BYD는 2000년과 2002년 휴대폰 제조사 모토로라, 노키아에 차례로 배터리 납품을 시작하며 업계에 존재감을 드러낸다. 차량용 배터리사업은 2008년부터 시작한다.
초창기 시행착오 거듭했으나 연구인력 영입과 연구개발 강화를 통해 다양한 제품군을 구축한다. 2019년에는 배터리산업 밸류체인 구축을 통한 기술·품질·제조·생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분 100%를 보유한 배터리 자회사 핀드림스배터리를 세웠다.
BYD가 자랑하는 LFP(리튬·인산·철) 블레이드 배터리는 핀드림스배터리 주도 아래 2020년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낮은 표면 온도와 산소 방출 방지 등을 통해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 기존 LFP 배터리 대비 강도·안전·수명 측면에서 강점을 지녔다는 설명이다.
BYD 관계자는 “핀드림스배터리는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단 전기차는 충돌로 인한 심한 손상에도 불이 나지 않는다”며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 전체 표준 안전을 재정의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찾은 중국 충칭시 소재 BYD 핀드림스배터리 공장은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생산하는 핵심 거점으로 통한다. 180억위안(약 3조5000억원)을 투입해 2020년 준공됐다. 30만평 규모의 공장은 1·2공장으로 나뉘어 있고 1공장은 6초마다 1개의 셀을, 2공장은 3초마다 1개의 셀을 만든다.
핀드림스배터리 1공장 내부는 먼지 한 톨 찾아볼 수 없는 정도로 깨끗하다. 공장엔 다양한 생산 설비로 가득 차 있다. 공정은 100% 자동화였고 사람은 설비 과충전, 과전류, 열확산이 일어나지 않도록 감독하는 역할만 맡는다.
핀드림스배터리 측은 “엄격한 안전기준을 유지하기 위해 공장 내부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미세먼지 하나 유입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한다”며 “습도는 1퍼센트(%) 미만(공장 외부 일일 평균 습도 60~80%)으로 제한하고, 온도는 25도(°C)로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생산에 있어 습도와 날씨, 온도는 에너지 밀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적지 않다.
이 관계자는 공정 정밀도에 대해선 “가령 셀 끝부분에 있는 1미터(m) 자극편의 허용 오차는 ±0.3밀리미터(mm) 이내이며, 개별 점착 공정은 0.3초 이내에 끝낼 정도로 신속하고 정확하다”며 “고정밀 센서, 수백 대의 로봇, 시뮬레이션 시스템, 엄격한 기준을 준수하는 품질 관리 시스템 등 각각의 부문이 매우 높은 기준에 따라 운용하는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생산된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슈퍼 강도, 슈퍼 안전, 슈퍼 저온 성능, 슈퍼 수명, 슈퍼 주행 거리, 슈퍼 코스트, 슈퍼 파워 등 여러 장점을 지닌다.
실제로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현장에서 이뤄진 10cm 크기의 대못 관통 시험에도 연기나 화재가 일어나지 않았다. 표면 온도도 60°C를 넘지 않았다. 같은 조건에서 NCM 삼원계 배터리는 폭발했고, 표면 온도는 500°C를 초과했다.
기존 LFP 배터리의 경우 불길에 휩싸이지는 않았으나 표면 온도가 200°C 이상으로 올랐다.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압착 및 굽힘, 용광로 300°C 가열, 260% 과충전과 같은 극한 시험에서도 별다른 이상 현상은 없었다.
다시 말해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화재 발생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다.
BYD의 다니엘 아시아·태평양자동차판매사업본부 홍보책임자는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단 전기차 화재 건수는 0건”이라며 “동일한 배터리를 단 KG모빌리티의 토레스 EVX는 10년·100만km 보증을 제공하는 걸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LYD의 핀드림스배터리 관계자는 “다수의 완성차 제조사가 이곳 충칭 공장에서 생산한 LFP 블레이드 배터리 관련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며 “이런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이 되는 결과를 도출하고,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BYD 브랜드는 내년 1월 한국 승용차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BYD의 국내 딜러는 6개 업체가 계약을 완료한 상태다. 이들 6개 딜러사는 서울과 수도권, 부산, 제주에 이르기까지 약 40개의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개장해 전국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
BYD가 한국시장에 투입할 순수 전기차는 대중 브랜드 BYD 씰(SEAL), 아토 3(ATTO 3), 돌핀(Dolphin)을 비롯해 고객 맞춤형 브랜드 팡청바오(FangchengBao) 바오5(Bao5), 프리미엄 브랜드 양왕(Yangwang) U8 등이 후보 모델로 물망에 오르내린다.
하영선 기자ysha@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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