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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선 칼럼] 국내 완성차도 외면..저무는 디젤 승용차 시대!

Hyundai
2022-07-25 07:00:00
현대차 투싼
현대차 투싼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디젤 세단과 디젤 SUV 등 디젤 승용차 시대가 저물고 있다.

한국지엠 쉐보레 브랜드는 현재 국내시장에서 디젤 세단과 디젤 SUV 등 디젤 승용차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또 르노코리아와 쌍용차 역시 향후 신차에서 디젤 엔진 라인업을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디젤 SUV가 대부분을 차지했던 쌍용차는 신차 토레스를 출시하면서 디젤 모델은 아예 빼버렸다.

여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그룹도 탈(脫) 디젤차를 선언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회장이 “더 이상 디젤차 엔진의 연구 및 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배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와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에 올인하겠다는 의미다.

GV80
GV80

현대차와 제네시스, 기아 브랜드는 부분변경 모델 등 향후 선보이는 신차 중 디젤 세단과 디젤 SUV 등 디젤 라인업은 배제하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판매되고 있는 디젤 승용차가 빠르면 오는 2025년, 늦어도 2026년 쯤이면 국내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디젤 승용차에 대한 점진적 판매 중단 계획은 디젤차가 질소산화물(NOx)를 비롯해 200여 가지가 넘는 유해가스를 배출하는데다, 초미세먼지를 불러일으키는 등 대표적인 반친화 차량으로 꼽히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가솔린차 대비 판매 가격이 높고, 휘발유보다 경윳값이 비싸지는 등 연료값의 역전도 한 몫 했다는 판단이다. 리터당 2100원을 오르내리고 있는 경윳값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고유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더한다. 국내 소비자들도 이 같은 환경에 맞춰 디젤차 계약을 취소하거나 친환경차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기아차 4세대 카니발
기아차, 4세대 카니발

지금까지 디젤 승용차는 리터당 15~20km를 거뜬히 주행하는 등 연비효율성이 뛰어난데다, 토크감이 좋아 순간 가속성 등에서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래서 주로 20~30대 젊은층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모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환경성 뿐 아니라 경제성 측면에서도 가솔린차나 LPG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에 밀리면서 퇴출 위기를 맞게 됐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디젤 세단이나 디젤 SUV의 판매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심상치 않다. 이런 추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디젤 승용차에 대한 변화가 일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는 한국시장에서 디젤 세단과 디젤 SUV의 모델 라인업을 점점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메르세데스 독일 본사 경영진들도 이 같은 시장 흐름을 읽고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게 내부 소식통의 설명이다.

BMW 5시리즈
BMW, 5시리즈

다만, BMW를 비롯해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차를 중심으로 SUV 전문 지프(Jeep) 브랜드는 한국시장에서 수요가 있는 한 디젤차를 계속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BMW의 경우 3시리즈, 5시리즈 등 세단 부터 SUV에 이르기까지 디젤 승용차 라인업이 대거 소개되고 있다. 플래그십 모델 7시리즈 디젤 세단은 개인보다는 대부분 법인 차량인 점도 이채롭다.

BMW 디젤차는 유독 뜨거운 여름철에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해 리콜 되는 등 사회문제화 되기도 했다. 화재가 발생한 N47, N57, B47, B37 계열의 BMW 디젤차는 지금도 총 17만2000여대가 국내 도로를 운행중이다. BMW 디젤차의 주행 중 화재 원인은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의 설계 및 구조적 결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여름도 유난히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BMW 측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폭스바겐은 신차출시회 당일에도 사전계약을 통해 이미 발표했던 것과는 달리 디젤 신차의 판매 가격을 수백만원씩 내리는 깜짝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고, 아우디는 디젤차 판매가 시원찮으면 한정 판매 형태로 1000만원 이상 파격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는 수법 등을 동원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는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을 현혹하면서, 시장 질서도 흐트린 셈이다.

이들 수입차 브랜드는 중국이나 미국,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대거 소개하면서, 한국시장에서 만큼은 유독 반친화 디젤 세단과 디젤 SUV를 꾸준히 판매해 기대 이상의 이익을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반친화 디젤차라는 시장 트렌드를 반영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가격이 하락한 디젤차를 구매하는 일부 국내 소비자들의 의식 전환도 동시에 요구된다. 결국, 지금 디젤 세단이나 디젤 SUV를 구매하는 건 그야말로 ‘끝물차’, ‘떨이’를 사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신형 아테온 TDI RLine
신형 아테온 TDI R-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