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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선 칼럼] 저무는 디젤트럭 시대..이젠 전기·수소트럭이 현실적 대안!

MAN Truck Bus
2022-09-23 15:40:15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하노버(독일)=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지금까지 100여 년간 운송을 책임지며, 산업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디젤트럭 시대가 저물고 있다. 디젤트럭은 환경과 성능 면에서 진화를 거듭해온 엔진 기술과 뛰어난 연료효율성을 갖춰 운송 부문에서는 독보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최근들어 질소산화물을 대거 배출한다는 지적에 따라 대표적인 반친화 차량으로 꼽히면서 ‘시대의 막’을 내리는 과정을 밟고 있다. 이 자리를 전기트럭과 수소트럭 등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친환경차가 대체한다.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상용차 박람회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2’에서는 전기트럭과 수소트럭이 대거 공개돼 언론과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만MAN 전기트럭e Truck IAA 2022
만(MAN) 전기트럭(e Truck) @IAA 2022

지금까지 하노버 박람회로도 불리는 IAA에서 주인공은 당연히 디젤트럭 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먼저, 만트럭버스는 이번 IAA에서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전기트럭 ‘니어-시리즈(near-series) 프로토타입’을 전격 공개했다.

배터리는 1시간 만에 80%가 충전이 가능하며, 한 번 충전으로 600km~800km 거리를 달릴 수 있다. 향후 10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도록 개선된다. 배터리는 전기버스는 LG에너지솔루션, 전기트럭은 중국의 CATL 배터리를 탑재한다는 게 만의 계획이다.

볼보트럭 44톤급 대형 전기트럭 양산
볼보트럭, 44톤급 대형 전기트럭 양산

만(MAN)은 이 전기트럭 프로토타입을 오는 2024년 양산차로 공개하고, 2025년 부터는 유럽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볼보트럭은 6종의 전기트럭을 전면에 내세웠다. 상용차 업계에서 가장 폭 넓은 라인업을 보유한 볼보트럭은 현재 판매 중인 전기트럭으로 유럽내 전체 운송 수요 중 45%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볼보트럭은 한국시장에서 빠르면 내년 4/4분기 부터 전기트럭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트럭은 전기트럭 ‘e악트로스 롱 홀(LongHaul)’을 내놨다. 안전과 생산비를 고려해 최대 600㎾h 용량의 리튬인산철(LFP)을 탑재했고, 주행거리 500㎞ 이상을 확보하는 등 장거리 주행성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 눈에 띈다. 1㎿급 급속 충전을 지원, 20~80% 충전 시간을 30분 이하로 줄인 점도 돋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 e악트로스 롱홀eActros LongHaul
메르세데스-벤츠 e악트로스 롱홀(eActros LongHaul)

벤츠트럭은 또 수소 기반 연료 전지 트럭인 GenH2의 동승 시승체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공공 도로에서 풀 적재된 40톤 수소트럭의 실용성을 확인하기 위함인데, 향후 급유없이 최대 1000km를 주행할 수 있도록 개발된다. 수소트럭은 오는 2020년대 후반에 볼 수 있다.

이베코는 현대자동차와의 협업을 통해 만든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한 ‘e데일리 수소전기차’를 내놨다. ‘e데일리 수소전기차’는 현대차가 개발한 90㎾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140㎾ 출력 전기모터가 탑재된 7.2톤급 화물차. 적재 중량은 3톤이며, 유럽 내 시험운행을 통해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최장 350㎞, 수소 충전시간 15분 등의 실증 결과를 얻었다.

현대차는 대형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이미 양산해 유럽지역 등에 수출하는 등 상용화한 상태다. 대체 에너지 차량(Alternative Powered Vehicles)의 대표적인 모델이기도 하다. 국내 전용 엑시언트 수소트럭은 6x4 윙바디 형태로, 1회 충전으로 약 570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최고출력은 350kW 수준이다.

이베코 e데일리 수소전기차 IAA 2022
이베코 e데일리 수소전기차 (IAA 2022)

이 처럼 글로벌 유명 트럭·버스 브랜드는 오는 2024년이면 전기트럭을 양산하기 시작하고, 2025년 부터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트럭 판매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2030년 부터는 전체 판매 차량의 50% 이상을 전기트럭으로 대체하겠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한국시장에서도 빠르면 2026년 쯤 부터는 전기트럭 판매가 대중화 될 것이라는 게 기자의 시각이다. 업계의 빠른 행보를 따져보면, 트럭·버스 브랜드들의 탈탄소화, 전동화는 더 빨라질 가능성이 적잖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악트로스 롱홀eActros LongHaul
메르세데스-벤츠 e악트로스 롱홀(eActros LongHaul)

글로벌 업계는 사실상 전기트럭 뿐 아니라 퓨얼셀, 수소전기차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의 개발을 완료한 상태로 분석된다. 문제는 전기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과 업계의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을 얼마나 빠르게 해소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새로운 미래 모빌리티로의 이동 과정에서는 소비자와 업계 뿐 아니라 정부의 역할이 만만찮다. 메가차징을 위한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 무공해차에 대한 정보의 보조금 지급, 자율주행차 시대를 위한 법적 제도적 보완 등 현안들이 쌓여있다. 변혁의 시대에 놓인 만큼 지금의 혼란은 우리가 슬기롭게 극복해야만 하는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