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DESIGN AWARD
KO
EN
Dailycar News

수동 변속기를 바라보는 BMW와 벤츠의 동상이몽(同床異夢)

Mercedes-Benz
2022-07-01 16:32:37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전동화 시대를 맞아 구닥다리로 치부되는 수동 변속기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선 운전의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반대편에선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영원한 라이벌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수동 변속기를 두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하는 BMW는 수동 변속기를 내연기관 종말까지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벤츠는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전 라인업에 대한 수동 변속기 제공을 중단할 계획이다.

오는 10월 신형 M2 출시를 앞두고 외신과 인터뷰를 진행한 프랑크 반 밀(Frank van Meel) M CEO는 “기술적 관점으로 볼 때 더 이상 수동 변속기를 고수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수동 변속기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라며 “가능한한 우리는 오랜 시간 수동 변속기를 고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BMW M2
BMW, M2

그는 이어 “이미 주문이 시작된 M2는 전체 주문의 절반정도가 모두 수동 변속기를 선택했다. 자율주행 시대는 수동 변속기 종말을 의미하지만 그 시기는 아직 멀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벤츠는 지난 6월 “향후 자동차 시장은 전동화 차량으로 대체될 것이다”라며 “전기모터+배터리 조합의 신차가 늘어남에 따라 우리는 더 이상 수동 변속기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다”고 공표했다.

이에 따라 벤츠는 내년부터 출시될 신차부터 수동 변속기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 자동 변속기만을 제공할 계획이다. 유럽 시장에서 수동 변속기 비중이 높았던 소형 해치백 A 클래스부터 B 클래스, CLA 등도 내년부턴 모두 자동변속기만을 탑재한다.

BMW M2
BMW, M2

수동 변속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이미 오래 전부터 여러 차례 제기돼왔다. 과거 자동변속기의 완성도가 높지 않던 시절엔 연비, 경량화, 낮은 가격 등을 이유로 수동 변속기에 대한 필요성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현재는 기술적 발전을 통해 다수의 부문에서 자동변속기가 수동 변속기를 추월하며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자토 다이내믹스(Jato Dynamics)에 따르면, 유럽에서 판매 중인 5838종 차량 가운데 수동 변속기를 기본 또는 옵션으로 제공하는 차량은 1870대로 약 32%에 그치고 있다.

국내에선 이미 자동 변속기 점유율이 90%가 넘는 상황이며, 유럽 최대 제조사인 폭스바겐의 수동 변속기 비율은 지난해 기준 약 39%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수동 변속기 탑재가 불가능한 전동화 파워트레인이 확대되면서 자동 변속기와 무단 변속기 등의 확대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다”며 “벤츠와 같은 글로벌 제조사들의 탈(脫) 수동 변속기 전략은 향후 다른 제조사로 빠르게 번질 것”이라 전망했다.